■ 책소개

들녘을 흔드는 바람처럼 마음에 불어오는 시편들

문학 동인 ‘변방’의 37번째 동인시집 『액체사회』가 <푸른사상 동인시 14>로 출간되었다. 사람 간의 교류가 얼어붙고 인간성이 상실해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변방 동인 시인들은 서정적이고도 서사적인 노래에 진정한 삶의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을 담아내었다.

■ 상세이미지

■ 목차

책머리에

박종해
꿈길 / 그리운 병 / 꽃 속에 바람 속에 / 산정을 보며 / 팽이의 생애 / 고해를 건너가는 다리

신춘희
정당 / 술렁술렁 넘어서 가자 / 노년의 실업 / 8 / 이야기 / 신문에서 읽었다 / 시인을 위한 발라드

강세화
겨울 소나무 / 몽돌해변 / 별 / 아귀찜 / 애기동백 / 슬도 / 흔들림에 대하여

문 영
물바람의 말 / 상사화를 위한 변명 / 불륜 / 봉황대야, 비가 온다 / 선착장을 내려다본 풍경 / 가을 백신 / 홍매화가 밥을 구걸하는 까닭은

임 윤
공허한 방 / 성산에 가면 / 추락하는 저녁 / 바닷길 족적 / 무게에 대하여 / 지워진 길

장상관
영천 아작골 어느 노인의 넋두리 / 가방 혹은 나방과 다방 / 나무의 기억 / 돌층계에 대한 예의 / 통도사 / 스미다 / 비의 침술

황지형
앞잡이속(屬)을 본다 / Unscented / 내일 들어가겠다고 하는 채집망 / 백색 세균 / 홍당무 / 끝마디 통통한 사과의 불확정성 / 신(新)만파식적

이강하
사과가 자라는 동안 / 빗방울 / 오래된 나무 이야기 3 / 오래된 나무 이야기 4 / 고택에서 배롱나무를 읽다 / 해바라기 저수지

박정옥
산타페 가는 길 / 모두의 시작 / 날씨는 당연히 객관적이지 말입니다 / 해변에서 만난 표정

강현숙
아, 배롱나무에서 여름꽃 핀다고 말하자 / 눈먼 돌 /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 사각지대 / 완벽한 여름 / 붉은 열매 / 낯설고 기묘한 이곳

변방 연혁
시인들 소개

■ 출판사서평

발 빠르게 진화해가는 현실에서 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과연 어디까지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전기자동차의 자율주행으로 이제는 자동차(車)가 아니라 새로운 이름이 붙어져야 할 것 같다. 가전제품 사듯 가까운 대리점에서 구매할 날이 도래할 것이다. 그것에 비유할 것은 아니지만 시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하는 생각은 변방동인들만의 생각일까?

문학작품이 상처를 치유할 기능이 없어진다면, 독자가 느끼는 감정이 사라지는 시기가 온다면, 자율주행에 몸을 의지한 채 달리는 모습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런 날이면 감성을 자극하는 문학작품의 존재는 점차 퇴색해지리라.

코로나로 인해 서로의 거리를 두고 지내온 고통 받는 시간이 길어서일까, 문학적인 교류도 주춤해지고 서점에 갈 일도 더욱 줄어든 현실이다. 그나마 올해도 동인지가 발간되어 독자들과 교류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변방의 마음을 엮어서 편지 쓰듯 가을날을 즐기고 싶다. - ‘책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