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소개
서울디지털대학 수필창작 강좌를 인연으로 탄생한 동인 ‘수수밭길’의 작품 제2집이다. 이상술 회장의 풀이에 따르면 “열일곱은 참여 인원 17명을 뜻하거니와 창창한 젊음을 내포하기도 한다. 그리고 봄은 ‘계절적 의미’와 ‘바라보는 세상’을 뜻한다.
■ 출판사 리뷰
젊은 시각이 약동하는 글, 수필 문학의 새 지평을 향하여
『열일곱, 그들의 봄』은 서울디지털대학 수필창작 강좌를 인연으로 탄생한 동인 ‘수수밭길’의 작품 제2집이다. 이상술 회장의 풀이에 따르면 “열일곱은 참여 인원 17명을 뜻하거니와 창창한 젊음을 내포하기도 한다. 그리고 봄은 ‘계절적 의미’와 ‘바라보는 세상’을 뜻한다.”

이런 창창한 젊음은 이 창작집의 각 장별 분류 소제목인 ‘비틀다’, ‘파닥이다’, ‘건드리다’, ‘스며들다’라는 표현에서 실감나게 다가온다. 삶과 역사와 사회와 우주 삼라만상을 향하여 뭔가를 비틀거나 파닥거리며 건드려서 스며들고 싶은 젊음의 발산이 넘쳐나는 글을 통하여 우리 수필 문학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임헌영 (문학평론가)

신통하게도 항아리에서 곰삭을수록 황새기 몸통은 더 단단해지고 더 쫀득해진다. 그러나 원래의 독에서 나온 젓갈은 자리를 옮기자 산화하고 부패하여 썩은 내가 진동하였다.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겠노라 주먹을 불끈 쥐던 Y 씨는 이제 ‘어느 님’에게로 달려갔을까. ‘소금도 곰팡이 나고 쉰다’는데 세상일이야 오죽하랴.
_ 유시경 ‘죽어도 강달이’

형님, 내 얘기 좀 들어 보셔유. 나도 땅속에 뼈를 묻은 지 40년이 넘어가니 이제야 속엣말을 해 보려 하우. 속 모르는 동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안방 차지하고 있으니 권세깨나 부렸을 거라고 수군대지만 내가 무슨 권세를 부려 봤겠수. 저 양반이 곳간 열쇠를 형님께 맡기고 있으니 쌀 한 톨인들 내 맘대로 써 봤겠수? 줄줄이 딸린 코흘리개 자식들이 형님 방문 앞에 공손히 서서 월사금을 탈 때면 속으로 저 양반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르우.
_ 박은실, ‘할아버지 벽시계’

처음 운전 연수를 시킬 때는 평소에 내가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온갖 잔소리와 나름대로의 운전 노하우를 쏟아 냈다. “천천히, 천천히. 브레이크 미리 밟으라고! 앞차 궁디 바짝 붙지 말고! 옆에 차 오잖아. 이 자식아! 백미러
보는 거야, 안 보는 거야? 지금 껴들어. 빨리. 앞차 거리 보면서 비상등 켜야지. 비상등 인사는 운전 익숙해지면 해도 돼! 뒤차에 땡큐 하려다 앞차에 쏘리 할래?” 어느 날 아들의 낮은 탄식 소리를 들었다. 잔소리 그만하라는 신호였다.
_ 권명희, ‘차 대가리 빠다’

■ 작가소개

저자 : 동인 수수밭길

■ 목 차

비틀다
유시경- 죽어도 강달이/ 빈집에서 우는 아이/ 낙원에서 산호를 줍다
윤여정- 나와 백석과 오리/ 안녕, 하이디/ 이런 우화
이상술- 욕실 도마/ 입영잡고(入營雜考)/ 성주를 학살하다
조양여- 살얼음을 깼다/ 사랑도 변하는 거야/ 재회

파닥이다
박순옥- 공원 블루스/ 카페인의 전설/ 둥지 떠난 아기 새
박은실- 첫 줄 심기/ 할아버지 벽시계/ 그 남자와 첼로
방순이- 똥 씹은 얼굴/ 감 잡았어!/ 모양 빠지지 않게
조정임- 어머니의 봄/ CCTV 속의 청년/ 화려한 외출

건드리다
권명희- 차 대가리 빠?다/ 콜라네 백합/ 그 겨울의 자양糞
문영일- 붕어 가라사대/ 흙수저의 절규/ 정 일병의 아리아
이민옥- 호박 품은 감나무/ 슴베/ 한 표 차이
이성화- 뚱뚱이 삼진 사건/ 씨 발라 먹어/ 우주 쓰레기장
채윤주- 소아병동 744호실 풍경/ 그 남자의 사정/ 금일 휴업

스며들다
이미선- 봄바람이 남겨 준 빚/ 나의 블랙리스트/ 사랑할 수 있을 때
이천호- 가래질, 또 하나의 행복/ 나의 행복 찾기/ 해돋이
장은아- 운명의 작대기와 삼치구이/ 장독을 사야겠다/ 돌나물을 만난 날
허해랑- 마지막 인사/ 사랑과 우정 사이

추천사- 수필 문학의 개념의 확대를 위한 전위운동을 기대하며(임헌영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