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소개
신춘기독공보 동인 시인들이 신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동인 모임으로 한 해 동안 써 온 시를 모아 제14집 시집으로 출간하였다. 시로써 서로 교감하며 찬양받으실 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한 편의 시편마다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들로 시대의 파수꾼이 되려는 시인들의 정신과 영혼을 담았다.
■ 출판사 리뷰
기도와 정성으로 심어 가는 시의 나무

신춘기독공보 동인 시인들이 신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동인 모임으로 한 해 동안 써 온 시를 모아 제14집 시집으로 출간하였다. 시로써 서로 교감하며 찬양받으실 한 분의 마음을 헤아리는 한 편의 시편마다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들로 시대의 파수꾼이 되려는 시인들의 정신과 영혼을 담았다.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이하는 의미 있는 시간에 이 시집을 드린다. 이 집은 겨울나기 하는 독자들에게 시래기된장국처럼 마음의 한기를 따뜻하게 데워 주는 책이 될 것이다. 때로는 말씀의 향기가 번져 나는 화분이 되어 줄 것이다. 때로는 성결한 피아노 소리가 되어 줄 것이다. 철 이르게 망울진 솜털 속의 목련이 되어 주기도 할 것이다.

“열두 분 회원의 시를 담아 열네 번째 《구름 위의 돌베개》를 상재합니다. 황량한 들판에서 주님을 위한 찬양을 부르며, 나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많은 분을 주님 앞으로 인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항상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는 나의 주 나의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맑고 밝은 마음으로 서로를 다독이며 가는 《기독공보》 신춘문예 동인들의 앞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 〈서문〉 중에서

가을장마
- 남금희

집을 자주 비우는 아내에게 삐쳐서
집을 나왔다
골목길 내려와 가게 앞 처마에 멈춰 서자
비는 소강상태
가방을 멘 학생들이 두런두런 지나가고
마주 오는 아주머니 우산이
묵직한 시장 가방 쪽으로 기울어 있다
물웅덩이가 파인 아스팔트 위를
한 사내가 바짓가랑이를 거머쥐고
허둥지둥 횡단한다
차가 경적을 울리자 물보라도 따라붙는데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가로수 늘어선 길 끝을 바라본다
멀리서 보면 모든 게 풍경이다
어디를 돌아도 길은 이어지고
바람에 후드득. 풀 죽은 비꽃들 떨어진다

호주머니 속의 하늘
- 김 휼

그곳에는 두 개의 달이 있었다

한 줌 생각을 끌어올리는 호두나무 잎사귀가 무성해지고 근심이 매달리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달을 굴렸다 달이 없는 빈손의 어머니는 구석에 물을 떠놓고 두 손을 마주했다 주기적으로 달은 돌아갔다 주머니 속을 돌아서 나간 월급의 주기 따라, 월식이 있어 흑암이 온 집안을 뒤덮을 때에도 달은 돌아 허공에 새 길을 내었고 아이들은 태어났다 그것은 황금 비율의 법칙 치우침 없이 호르륵 돌아가는 얽은 달 소리에 우리들은 단단하게 여물어 갔다 계절은 그늘을 거두어 가고 주머니 속의 하늘도 저물어 갔지만 지금도 가만히 손을 쥐면 호르륵호르륵 돌아가는 달

속수무책, 내 눈 속에서 환희 돋는,

어머니
- 사영숙

엄마는 말수가 줄었다
평소 말을 많이 하지 않았던 엄마이지만
엄마의 움직임도 더디어진다
문턱이 닳도록 바지런히 나다니던 엄마였으나

주간보호센터에서
오순도순 아들 내외 손녀 손자의 집
거실 넓은 아파트로 귀가한 후
다음 날 다시 등원하기까지
2평 남짓 안 되는 문간방
홀로 엎치락뒤치락
밤과 새벽은 길고 짧지 않음인가
엄마는 가족들의 말을 잃어 간다
세상의 언어를 잃고
침묵으로 생사를 이어가기로 하였나

엄마의 휴대폰에서 전해 주는 메시지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으실 수 없습니다”

■ 작가소개

지은이 : 김철교
《시문학》으로 시인 등단, 《시와시각》으로 평론가 등단 시집 《무제 2018》 등 7권, 산문집 《영국 문학의 오솔길》 등 8권, 경영경제전문서 《자본시장론》 등 19권

지은이 : 남금희
《문학세계》, 《기독공보》 신춘문예 당선. 《창조문예》로 재등단. 이대 동창문학상, 아름다운 문학상, 기독시문학작품상 등 수상. 시집 《맡겨진 선물》, 《사흘길 침묵》, 《외다리 물새처럼》 등

지은이 : 고경자
《시와 사람》 등단. 《기독공보》 신춘문예 시 당선, 《나래시조》 등단 광주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 수혜, 《시조문학》 작가상, 《아동문예》 문학상 시집 《하이에나의 식사법》, 《고독한 뒷걸음》 등

지은이 : 최용호
《기독공보》 신춘문예와 월간 《조선문학》으로 등단 시집 《디베랴 바닷가로 가고 싶다》, 《사막에 온 멸치》 등

지은이 : 조수일
《열린시학》 등단. 제10회 동서커피 시 부문 은상 제1회 송수권문학상 장려상, 제4회 등대문학상 시 부문 최우수상

지은이 : 사영숙
《기독공보》 신춘문예 시 부문 대상, 시집 《종이학》 등

지은이 : 박은혜
《월간문학》 시 부문 신인상, 《샘터》 동화 가작 《기독공보》 신춘문예 시 부문 가작, 《기독공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가작 동서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 제1회 통일창작동화공모전 특별상 수상 시집 《비에 갇힌 숲》, 동화 《하랑이의 메콩강 대모험》 등

지은이 : 김윤희
《기독공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경북일보》 문학대전 당선 시집 《호수에 잠긴 언어》, 《들풀의 언어》 등

지은이 : 제인자
《국민일보》 신춘문예 대상, 《기독공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달의 눈썹》 등

지은이 : 신양옥
《기독공보》 신춘문예 당선, 전북여성백일장 42기 운문부 장원

지은이 : 김휼
《기독공보》, 《국민일보》 신춘문예, 계간 《열린시학》 등단 백교문학상 대상, 목포문학상 본상 수상

지은이 : 권현
《기독공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창조문예》 시 추천, KBS 드라마 극본 공모, 《스포츠투데이》 신춘문예 드라마 극본 부문 당선 KBS-TV에서 〈203특별수사대〉, 〈사랑과 전쟁〉 등 극본 집필

■ 목 차

초대시
홀로 피는 꽃 _ 李姓敎
새벽의 나는 _ 박이도
발간사 _ 김철교

남금희
가을장마 / 협착, 스토커 / 곡비 생각 / 허공의 집 / 구름의 박물관

김철교
지금 세우소서, 내 님의 나라 / 붙드소서, 삶의 닻을 / 열어 주소서, 평안의 땅 / 회복시켜 주소서, 이마고 데이 / 밝고 맑은 언어만

최용호
호반湖畔으로 가는 길 / 찻집에서 / 미천골 / 영포榮浦 오일장 / 산중설경山中雪景

조수일
슬픔에 관한 소고 / 여귀꽃 / 독살 지대 / 팔손이 / 곤약 퍼프의 사용법

김 휼
꽃살문 아래 / 버킷리스트 / 호주머니 속의 하늘 / 시간의 서설 / 샛노란 순간을 미분하다

사영숙
단풍 1(해충에게) / 단풍 2 / 문안 / 어머니 / 중년의 숲에서

박은혜
중년의 가을 / 아침 화장 / 은행나무 길 / 사이 / 비트를 깎다

고경자
발바닥들 / 날개를 달다 / 적벽, 반추된 화석들 / 우리가 꿈꾸는 것 / 촛불

신양옥
단풍을 읽다 / 편백 사우나 / 진달래꽃 / 눈꽃 / 해오라비난초

제인자
갈릴리 / 사순절 / 사순절 2 / 휘돌아 가는 길 / 쓸쓸

김윤희
단풍이 가기 전 / 은행잎 / 눈 내리는 날 / 커피 한 잔 / 진실과 거짓

권 현
각인 / 오직 그 한마디 / 베드로의 눈물 / 금척리 고분 / 질주

편집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