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소개
도서출판 문예바다가 기획한 우리 문단 유명 시인들의 서정시선집 그 열일곱 번째로 김선영 시인의 『달을 빚는 남자』가 출간됐다. 김선영 시인은 1962년 『현대문학』에 미당 서정주 시인의 초회 추천, 그리고 1961년, 1962년의 3회 추천 완료로 등단하여 생애토록 넉넉하고 깊은 관조의 시선으로 영혼의 내면을 성찰하고 환상의 낯선 세계를 잡아낸 원로시인이다. 시인은 끊임없이 존재성에 귀 기울이며 절망과 희망의 감각이 형상화되는 다양한 층위를 절차화하고 있다.‘보이지 않는 곳’, ‘보이지 않는 것’은 내게 있어 풀지 못하고 있는 화두와 같다. 진행형으로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이 화두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인가. ‘보이지 않는 곳’ 그곳은 어디이며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은 또 무엇인가. 이미 시적 목표의 절반 이상이 되어 버린 이 일을 끝내 미완의 장으로 마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계속 작업하리라.‘보이지 않는 곳’은 내 시혼을 매혹으로 이끈다. 아주 먼 데 존재할 것이다. 인간의 눈을 피해서, 신비에 휩싸인, 도착해서야만 알아볼 수 있는 곳. 아니다. 어쩌면 아주 가까이 우리들의 호흡이 접속될 수 있는 곳일 수도 있다.― 「서정抒情을 향하다」 중에서
지워도지워도생기는 초승달같이반달에서 더 자란만월같이만월로 둥실 걸린얼굴같이사람들은 그리움 공간을가슴에 걸어 두지요사랑은잊으려 하여도 드러나고 자라나는무서운 식물성이 있어요그래서 오늘 밤 만월이에요 ― 「그리움의 식물성」 전문
어느 날 내 무덤 위에풀꽃 한 송이가 대신 피어 있으면방문하신 그대여알아보시기나 하시리오뼛가루 날리는 하얀 얼굴을내가 명부冥府에서 붉은 팔을 늘이어벌레 같은 꽃 하나 점지하여그대 외로움에 제사祭祀지낼 때오 그대는 후생의 나를 기어 다니며꽃 한 송이 속에 뛰어 들어와 꼬부리고 앉으리라풀꽃 속에 다 데려오지 못한 발가락 몇 개는 그 자리에 떨어져이승에서 아직도 감추지 못하리라 ― 「풀꽃 제사祭祀」 전문
■ 작가소개
지은이 : 김선영
-1938년 개성 출생-196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시집 『사가思歌』 『허무의 신발가게』 『풀꽃제사』(장시 탈출하는 살 1~57 수록) 『환상의 문지기』(장시 시집 1~57) 『라일락 나무에 사시는 하느님』 『밤에 쓴 말』 『사모곡』 『쓸쓸한 것들을 향하여』 『작파하다』 『달을 배웅하며』 『풀꽃왕관』- 시선집 『그리움의 식물성』 『누구네 이중섭 그림』 『달빛 해일』- 현대시학상, 한국문학상 등 수상- 세종대학 교수 역임
■ 목 차
시인의 말
제1부 그대 거기 눌러 잘 산다는 소식
달・국화
미소
어머니3 -산수유꽃 아래서
달을 빚는 남자
어머니
풀꽃 제사祭祀
초승달의 윙크
설야雪夜에
神의 옆얼굴
그리움의 식물성
겨울 축가祝歌
낙관落款
작파하다
山
수혈
라일락의 말
산동백
제2부 바람이 분 만큼 흔들리는 꽃
누구네 이중섭 그림
여행
보이지 않는 풀꽃
사가思歌
아득한 분홍 노을밭
목련꽃 2
물
그림 속 장미
백자白瓷 앞에서
달 노래
별
회화會話
가을 노래
잎사귀 소리
밤바람 소리는
달의 푸른 눈물
5월
제3부 풀꽃, 한 뼘 땅의 왕
기다림
달을 배웅하며
석상石像 앞에서
참매미 소리 줄 타고
달의 아이는 굴렁쇠 가지고 노네
아, 오늘 밤 달 찼군요
쓸쓸함
그림 속 들판에 집 한 채
내 님을 묻어 두고
눈
담쟁이덩굴
산은 새를 조롱에 가두지 않네
풀꽃 왕관
달빛 해일
꽃이 길 얻다
치유 1-이지러진 봄은 없습니다
치유 3-봄을 더 하나 꺼내다
산, 이윽고 물
제4부 내 백지에 사는 달
오 오 생명아
슬픔을 자양으로
빈센트 반 고흐 씨의 어느 저녁
숲
저녁노을
눌변訥辯의 눈이 내린다
섬진강 재첩국
꽃의 웃음
호명
아직은 꽃아, 지지 말아라
작은 발견
매일 보아도 그리운 달아
달을 그렇게 부르지 않으리
달이 좋아 시를 쓴다
서정抒情을 향하다